아파트 미관상의 이유로 현재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는 4평 남짓한 작은 방에 실외기 설치가 불가능하다. 아직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도 되지 않았음에도 숨이 막히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크게 열지 못하는 관계로 재택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해졌다. 게다가 발열이 많은 대형 모니터, 데스크톱 몇 대를 쓰다 보면 30분만 일해도 온몸에서 국물이 흘러나온다. 결국 4월부터 천장에 설치하는 시스템형, 이동식형, 그리고 창문형 에어컨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공유하면 필자는 삼성 창문형 에어컨을 선택했다. 시스템은 너무 비싸 이동식 유형은 이전 집에서 2년간 사용했으며 가격 대비 낮은 냉방효율과 엄청난 소음에 크게 실망해 배제했다. 삼성 비스포크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정확한 모델명은 삼성 윈도우 핏이다. 지난 4월 말 쿠팡에서 본체와 길이 연장 키트를 최저가에 구입했고, '로켓 설치'를 통해 사흘 만에 설치를 받을 수 있었다.
본문을 통해 왜 이 제품을 선택했는지, 한 달 넘게 사용하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공유하고자 한다.
동의하에 촬영했음!
창문형 에어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파세코와 비교를 많이 했다. 이를 선택한 이유는 가격이 2배가량 저렴하고 직접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이었다. 삼성 윈도우핏은 C사 오픈마켓에서 구매했음에도 정식 설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2인 1조 설치 전문팀이 방문해 제품 외관에 문제가 있는지부터 시작해 최적의 위치, 견고한 설치, 그리고 사용방법까지 상세히 알려준다. 그래서 가전제품은 대기업을 찾게 된다.
삼성 창문형 에어컨은 연장 키트를 통해 최대 250cm 창문 높이까지 커버할 수 있다. 연장 키트는 60, 90, 105cm 총 3가지가 준비되어 있으며 본체와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는 설치팀이 본체와 함께 가져왔지만 상황에 따라 일반 택배처럼 배송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후자의 경우에는 해피콜을 통해 방문 일정을 정할 때 배송일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외관부터 보자. 예쁘다.베이지, 블루, 그린, 그레이, 핑크 등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됐으며 본문에 소개하고 있는 모델은 베이지다. 운전사에게 물어보니 회색 판매량이 높다고 한다. 깨끗하긴 하지만 최근 출시된 LG전자 오브제 컬렉션 창문형 에어컨과 비교하면 고급스러움 자체가 없다. 그리고 다른 실내외기 일체형 창문형 에어컨처럼 앞으로 튀어나온 외관부터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삼성 윈도우핏을 순정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창틀 거치대 프레임과 창문이 완벽하게 밀착되지 않기 때문이다. 밀폐를 도와주는 고무 패킹이 부착되어 있지만, 위 사진처럼 빈 공간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는 냉방 효율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한다. 개인적으로 다이소 또는 3M 투명 문풍지를 사용해 외부의 뜨거운 열이 방 안으로 유입되는 것을 꼼꼼하게 막아주는 작업을 하길 권한다.
창문형 에어컨 동작시 발생하는 뜨거운 열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본체 뒤쪽에 위치한 모든 창문을 개방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이중창 구조에 각 창문마다 자동 잠금장치가 적용된 환경에서 불편한 점이 하나 있다. 반대쪽 창문을 완전히 개방해 환기하는 일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그 상태에서 다시 냉방하기 위해서는 거치대 프레임에 연결된 고무패킹과 맞닿은 창문을 열어젖히고 본체 뒤쪽으로 손을 넣어 창문 시건장치를 풀고 반대쪽으로 밀어줘야 하니 말이다.
삼성 윈도우핏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로 상시 동작하는 자연 증발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별도의 배수관을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열 교환 과정에서 발생한 수분을 열교환기로 보낸 뒤에 별도의 팬을 통해 비산 배출된다. 본체 바닥에 배수구가 있지만, 사실상 사용할 일이 없다.
그리고 항상 깨끗한 바람을 위한 몇 가지 처리도 마음에 들더라. 첫 번째, 내부 습기를 알아서 제거해 주는 자동 건조 기능이고 두 번째,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필터를 사용자가 손쉽게 탈부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기적으로 필터를 구매해 줘야 하는 타사 창문형 에어컨과 달리 2주에 한 번씩만 세척하면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좌우 풍향 조절 가능
사용성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본체 측면에 마그네틱 방식으로 부착되는 리모컨을 통해 모든 제어가 가능하다. 물론 본체에 탑재된 터치 컨트롤 패널에서도 전원 On/Off, 모드 변경, 온도 조절 등이 가능하다. 삼성 윈도우핏은 자동, 냉방, 제습, 송풍 4가지 메인 모드를 지원하고 추가로 저전력으로 동작하는 저소음 모드가 제공된다.
코앞에서 측정한 것치고는 소음이 그리 크지 않다.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할 창문형 에어컨 소음은 어떨까? Samsung 측에서 37dB 수준이라고 홍보하지만, 그건 저소음 모드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진 위치에 해당한다. 직접 테스트해 보니 냉방 모드, 5단계 가장 센 바람세기에서 약 60dB 정도 나오더라. 3~4평 남짓 작은방에서 사용하기에는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집중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 혹은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다.
저소음 모드라고 해도 취침 시 사용할 만큼 정숙하진 않음
반면 저소음 모드를 활성화하면 본체 코앞에서도 평균 48dB 수준으로 창문형 에어컨 소음이 확 떨어진다. 그러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그만큼 바람이 덜 시원하다. 이쯤에서 사용 팁을 하나 공유한다. 처음에 전원을 켜면 냉방 모드 18도로 맞춰놓고 원하는 실내 온도, 예를 들면 25도까지 내려오면 그때 저소음 모드를 활성화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소모 전력에서 찾을 수 있다.
코인 채굴할 때나 보던 수치인데...?
테스트 환경은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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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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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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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 18° 5단계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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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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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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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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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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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이지만, 트윈 인버터 컴프레서가 100% 동작하면 약 700W 가량의 전력을 소모하더라. 앞서 저소음 모드에서는 바람이 그리 시원하지 않다고 했었다. 냉방 모드 대비 소비전력이 70%가량 낮아졌기 때문이다.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는 전기세가 부담될 것으로 보인다.
1~5단계 바람 세기 지원
냉방 성능은 어떨까? 기대 이상이다. 4평 남짓한 방을 30도에서 25도로 만드는 데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물론 냉방 효율은 바깥 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말이다. 현재 필자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전원을 켜자마자 냉방 모드에서 5단계 바람 세기로 실내 온도를 25도까지 빠르게 내리고 그 이후에는 저소음 모드를 활성화해 놓는다. 시간이 지나면 1도가량 높아지지만, 충분히 쾌적하다.
지금까지 내돈내산으로 사용하고 있는 삼성 윈도우핏 장단점을 소개했다. 창문형 에어컨 소음은 분명 부담스럽지만, 성능만큼은 매우 만족스럽다. 필자가 하루 종일 있는 방처럼 마땅한 냉방 솔루션이 없는 환경에서는 지옥불 같은 더위보다 소음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예비 구매자라면 아래 링크를 통해 무더워지기 전에 저렴하게 구매하길 권한다.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정식 설치 팀이 직접 방문해 새시 훼손 없이 그리고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장착해 주고 사용법과 팁까지 친절하게 알려줘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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